top of page

Main story

 

평화를 삼키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으니, 그 이름은 마수였다.

 

인간, 요정, 어인, 드래곤 여러 생명체가 어우러져 사는 평화로운 땅, 루소르 대륙에 마수라는 존재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존재들이 마수들을 무찌르기 위해 연합하였으나 쉽게 끝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점차 상황은 나빠져만 갔다.

 

바다 렐리키오부터 숲과 바위까지 마수의 오염된 마력에 더러워지며 피해가 확산되자 각자의 영역과 종족을 우선 지키기 위해 하나둘씩 단절을 선언하고 연합에서 등을 돌렸다.

 

각 종족의 화합으로 시작하였으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마수 전쟁 이후 각 종족의 교류가 멈췄던 800년간의 시기는 먼 훗날 ‘단절의 800년’으로 불리게 된다.

 


 

 

흐려진 기억 속에서 나타난 존재는 구원의 동앗줄인가. 

 

용감하게 싸웠던 인간들은 원래 지내던 곳이 오염되어 더는 머물 수 없었기에 다른 정착지를 찾아 헤맸다. 다른 종족보다 유난히 약했던 인간들의 피해는 극심했기에 땅을 찾는 발걸음은 늦어지기만 했고 겨우 척박한 땅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연합했던 이들은 이제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겨뤄야만 하는 적이었다. 척박한 땅에서 인간들은 살아남기위해 굳건히 성벽을 쌓아 올렸고 적은 물자를 나누는 방법을 터득했으며 거친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웠다. 

 

사막지역에서 살던 유목민을 받아들이고 점차 세력을 불려가며 얼마 살아남지 못하리라 여기던 다른 종족의 예상을 깨뜨리고 나름 번성하였다.

 

인간외의 존재들에게 문호를 잠구고 살아온 세월이 길어질수록 마수와 타 종족의 존재는 동화책에서 나올법한 이야기가 되었고 마수 전쟁을 어른들이 어린 아이들을 겁주기 위해 만들어낸 허구적인 무용담이라고 치부하는 자들까지 등장했다. 

 

점차 흐릿해져가는 과거의 흔적 속에서 명맥을 이어가던 것은 단 하나. 마수 전쟁의 승리를 축하하던 10일의 축제 기간이었다. 

 

무엇을 위한 축제인지 사람들은 잊었으나 척박한 겨울이 끝나고 꽃잎의 첫 봉오리가 피기 전 이어지는 락셀브의 가장 큰 축제. 그 작은 평화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주된 자원을 얻는 피데스와 티탄에서 출현하기 시작한 마수는 점차 북부 광산지역과 델린 숲으로 내려왔다.

 

이에 왕은 기도를 올렸다. 과거 문헌에 기록된 화합과 결합을 상징하는 불꽃을 쏘아 올리고 신성한 빛을 하늘로 보냈다. 세간에서는 멸망의 징조, 신의 저주 혹은 왕이 미쳤다 칭하는 자도 있었으나 왕의 앞에 락셀브의 왕궁을 뒤덮은 커다란 날개 한 쌍이 내려앉았다. 

 

고대 문서 속에서 나오는 드래곤이었다.

 

왕은 드래곤에게 예의를 보이며 그 존재를 극진히 대접했다. 과거 선조 간의 화합을 언급하며 앞으로 오는 10일간의 축제에 일족을 초대하고 싶다 밝혔으며 의문스럽게도 드래곤은 그 초대를 수락했다.

 

오랜 세월을 넘어 비로소 하늘과 땅이 마주하니 천지가 진동하더라.

 

가장 신에 가까운 존재 드래곤. 타 종족의 배가 되는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인 그들은 루소르 대륙 각지에 퍼져 각자의 삶을 살아갔다. 

 

마수의 첫 출현 이후로도 타 종족의 병력 지원에 코웃음을 쳤던 자들이나 그들의 생명이 탄생하는 섬, 아이움의 오염으로 대륙 각지에 퍼진 드래곤이 모이게 되었다. 

드래곤, 그 긴 삶 처음으로 멸족의 씨앗을 보았으며 렐리키오 해역의 오염으로 아이움의 버티지 못할 수준이 되자 당시의 로드인 로데인(Lordain) 의 희생으로 하늘 섬을 공중으로 올려보냈다.

 

로데인의 희생 이후 차기 로드에 앉은 아르게스 (Arges)는 하늘섬 외부로의 출입을 막았으며 오염된 아이움 일부 지역의 정화에 힘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마력은 유동하는 물질이었으며 오염으로 약해진 지반에 끊임없이 드래곤 로드의 마력을 퍼붓는 건 하늘섬 전체를 무너트리는 일이었기에 로드는 다른 대책을 강구했다.

 

 과거 인간들의 토지에서 보았던 물질 ‘프네우마’ 의 존재. 마력을 가득 품었으며 땅과 가장 속성이 닿아있는 물질을 이용하여 하늘 섬 아이움의 존재를 되살리려 계획을 짠 순간, 락셀브에서 터지는 화합의 불꽃에 섬 각지에 퍼진 자신의 일족들을 모았다.

 

“준비하라 나의 아이들이여 하늘과 땅이 맞닿을 시간이다.”

 

로드의 언령이 아이움 내에 울려 퍼지고 드래곤의 울음 소리가 루소르 대륙까지 퍼졌다.

 

신의 가호가 너희와 함께 하리라.

 

인간이 손을 내밀고 용이 기꺼이 그 것을 잡으니, 단절의 800년이 끝나고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순간이었다.

bottom of page